아무 말도 하지 못한 하루가 있었어요.누구에게도 쉽게 꺼내지 못할 고민 하나가가슴 한 켠에 무겁게 눌러 앉아 있던 날이었죠.그날 아침, 알람 없이 눈이 떠졌고왠지 모르게…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그리고 도착한 곳, 부산 해동용궁사.아무런 계획도 없던 여행이었지만그곳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묵묵히 마음 한 자리를 내어주더라고요.---“절이 바다에 있다고요?”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땐 믿기지 않았어요.하지만 직접 마주한 순간,그 경이로움 앞에선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.수평선 끝까지 이어지는 바다 위,거대한 불상이 우뚝 서 있고파도 소리와 함께 기도 소리가 섞이는 공간.그곳에 서 있는데,내가 작고 가볍고 투명해지는 느낌.해수관음대불 앞에 서서아무 말 없이 두 손을 모았습니다.누군가가 내 얘길 들어줄 ..